지난 2018년 8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73㎏급 메달 시상식의 일입니다. 은메달을 목에 건 안창림(27)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답니다. 이유는 당시 안창림은 결승전에서 '숙적' 오노 쇼헤이(29)와 정규시간 4분과 아울러서, 연장전 7분 9초를 합해 무려 11분 9초 동안 혈투를 펼쳤는데, 골든 스코어 절반패로 무릎을 꿇었답니다.
아쉬운 결과였답니다. 안창림은 악착같이 오노를 몰아세우다가 허벅다리 걸기 기술을 잘 막았는데, 착지 과정에서 팔꿈치가 바닥에 닿았다는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패했답니다. 안창림은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시상대 위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냈답니다. 단순히 금메달 획득에 실패해서가 아닌데, 심판 판정 때문만도 아니었다니다. 오노에게 설욕하겠다는 '한'을 아깝게 풀지 못해서였답니다.
악연은 계속됐답니다. 안창림은 삭발하고 출전한 지난해 국제유도연맹 뒤셀도르프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다시 만났던 것인데, 이번에도 오노의 허벅다리 걸기 절반패를 기록하며 다시 주저앉았답니다. 오노와의 상대 전적은 6전 6패입니다. 맞수라고 하기에는 다소 민망하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인 경기도 없었답니다.
안창림은 세계 랭킹 1위이자 일본 유도 대표팀 해당 체급 '투톱'으로 꼽히는 하시모토 소이치(나이는 30세)를 상대로는 최근 3연승을 따내는 등 4승 2패로 우세지만 유독 오노만 만나면 승리와 인연이 없었답니다.